Anthropic이 Claude의 텍스트 워터마크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공개했다. "AI가 쓴 글에 표시를 남긴다"고 하면 이상한 문구나 특수문자를 끼워 넣는 걸 떠올리기 쉬운데, 읽어 보니 전혀 다른 방식이었다. 내가 이해한 만큼 정리해 둔다.
왜 넣었나
Anthropic은 EU AI Act을 지키기 위해 워터마크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EU가 자국 시장에 서비스하는 AI 제공자에게 AI가 만든 콘텐츠를 표시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Anthropic은 2026년 7월에 AI 생성 콘텐츠 투명성에 관한 EU 행동강령(Code of Practice)에도 서명했다고 한다.
핵심 아이디어: 단어가 아니라 '무작위성'을 바꾼다
- Claude가 문장을 쓸 때는 의미가 비슷한 여러 단어 중 하나를 고르는 순간이 계속 나온다. 날씨 묘사에서 "overcast"와 "grey" 중 무엇을 쓸지 같은 경우다.
- 원래는 이 선택에 임의의 무작위성이 쓰인다.
- 워터마크가 켜지면 그 자리에 암호 키와 앞선 문맥을 조합한 값이 쓰인다. 어떤 단어가 나올지는 여전히 자연스러운 후보 안에서 결정된다.
- 그래서 이상한 동의어를 억지로 쓰지 않고, 글의 품질도 그대로다. 바뀌는 건 선택 결과가 아니라 선택을 정하는 방식이다.
글에서는 보드게임 모노폴리 비유를 든다. 주사위를 굴려 무작위성을 얻는 대신 원주율 숫자가 적힌 책을 순서대로 읽어 쓰면, 플레이어에게는 여전히 무작위처럼 보이고 게임에도 차이가 없다. 그런데 그 책을 가진 사람은 나중에 "이 게임은 원주율로 진행됐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글은 이 게임이 어떤 의미에서 '워터마크가 찍힌' 게임이라고 설명한다.
어떻게 확인하나
- 단어 순서를 보고, Claude가 했을 법한 선택들과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 일치하면 그 글을 Claude가 생성했을 확률을 계산한다.
- 글이 길수록 Claude가 관여했다는 확신이 커진다. 짧은 글은 판단할 지점이 적다.
- 탐지 API는 현재 EU 법에서 요구하는 자격 있는 조직에게 제공된다. 예로는 규제 기관, 수사기관, 언론, 팩트체커, 독립 연구자, 교육 기관, EU 시민단체가 나온다. Anthropic은 앞으로 접근 대상을 넓힐 계획이라고 한다.
한계
- 사람이 쓴 글인지는 확인해 주지 않는다. "워터마크가 없다"는 것이 "사람이 썼다"는 뜻은 아니다.
- 다른 AI가 쓴 글인지도 알 수 없다.
- 사실 위주의 글에서는 워터마크가 더 듬성듬성 들어간다. 정확도를 해치지 않고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적기 때문이다.
- 정확한 출력이 필요해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곳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코드가 대표적인 경우로 보인다.
- 가볍게 고친 글은 워터마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모든 단어를 바꾸는 완전한 재작성은 지운다.
- Claude가 번역한 글에는 워터마크가 남는다. 모든 단어를 Claude가 고르기 때문이다.
- 2026-08-02 이전에 출시된 모델은 EU 법상 유예 기간이 있다. Anthropic은 그 모델들에도 워터마크를 추가하려고 작업 중이라고 한다.
기존 'AI 탐지기'와 뭐가 다를까
기존 탐지 서비스는 글의 통계적 특징으로 "AI 같다"고 추정한다. 워터마크는 생성 단계에서 암호 키로 선택 방식을 정해 두고, 나중에 그 키로 일치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추정이 아니라 검증에 가깝다.
내가 정리한 생각
- 이 방식은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글을 만든 모델'을 확인하는 장치다. 그래서 학교 과제 검사기처럼 쓰기에는 맞지 않는다.
- 나는 이 사이트에 Claude의 코멘트를 붙이는 기능을 만들고 있다. 그 코멘트도 Claude가 만든 글이므로 워터마크의 대상이 된다. AI가 쓴 글을 사람이 검토해 게시할 때 어디까지를 "내 글"로 볼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
- Anthropic은 워터마크가 출력 품질, 창의성, 가독성에 영향이 없고 속도 영향도 미미하며 추가 토큰이 없어 비용도 같다고 밝혔다. 이 영향을 Google DeepMind가 Gemini 트래픽 일부에 워터마크 모델을 적용해 좋아요·싫어요 비율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테스트했다고 소개한다. 다만 그 테스트의 수치는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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